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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불안장애

사회불안장애 인지행동치료 7회차

청중 앞에서 발표하기

 

가기 전 심정

 

지난주. 한번 해봤기 때문에 덜 떨릴 것 같았는데, 긴장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어차피 피할 수 없으니.. 포기하고 '잘하려고 하지말자'를 되뇌고 있다.

상담 선생님께서 내게 자주 말씀하셨던 이야기.

최대한 망치러 간다는 마음가짐.

내가 가지고 있는 강박적 부담을 내려놓음으로써 긴장을 낮추려고 했다.

이런 마음가짐은 확실히 내게 도움이 되긴 한다. (직전의 긴장도까지 낮춰주진 못하더라도)

 

 

발표 직전 상담내용

 

수백 번 강조하는 내용. 1.과제에 초점 하기 2.안전행동하지 않기(불안을 숨기려는 행동)

오늘은 추가된 내용으로 객관적으로 내 모습보기.

우리는 자기초점주의가 강해 실제로 보이는 것보다 더 편향된 시각으로 바라본다.

30점만큼 떨린 모습도 90점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청중들의 피드백이나 영상 속의 모습들을 좀 더 객관적이게 받아들이도록 하자고 하셨다.

그리고 우리가 불안을 느끼는 건 크게 받아들이면서 불안이 내려가는 것에는 의미를 안 두니깐 불안이 내려가는 것에도 초점 해보기.

 

오늘의 청중들은 지난 주보다 2배 많은 인원 19명이 왔다.

우리는 유재석처럼 발표를 잘하려고 모인 것이 아니다.

논리적인 피드백은 신경 쓰지 말라는 당부의 말씀을 하셨다.

 

 

발표

 

강의실에 들어가니 사람으로 빼곡히 찼다.

우리는 맨 뒷좌석으로 나란히 앉았고 청중들은 우리가 발표자인지 모르는 눈치였다.

호명이 되면 우리가 나오자 그제야 맨 뒷줄이 오늘의 발표자 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마지막 주자였다.

기다리는 시간이 그렇게 더딜 수가 없었다..

나의 발표 차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시사에 관한 주제가 주어졌다.

지난주 피드백을 기억해 최대한 단정적으로 말하려고 노력했다.

내 경험 이야기로 시작하면서 쉽게 풀어나갔다.

사람들도 꽤 웃고 그랬다.

뒤로 갈수록 3분이 이렇게 길까 싶었다.

할 말이 없어서 좀 주저리주저리 했다.

 

 

발표 피드백

 

불안 평균점수는 26점 수준. (100점 만점)

전반적으로 평가가 좋았다.

목소리 크기도 적당했고, 표정도 자연스러우며 목소리 떨림도 별로 없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얼굴 빨개짐이 있어서 불안하다는 게 느껴졌다고 한다.

 

특히 얼굴 빨개짐은 발표가 끝나고 피드백을 들을 때 심해졌다고 한다.

(남의 평가에 민감하기 때문에 긴장하고 민망했었다.)

 

개개인의 발표와 피드백이 끝나고.

청중들이 우리에 대한 종합적인 의견을 말해주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들의 발표에 대한 종합적 평가, 혹시나 해줄 수 있는 조언들)

 

내가 받은 피드백으로는

- 목소리떨림, 홍조가 있어서 긴장됨은 느껴졌지만 전반적으로 말이 매끄럽고 목소리가 좋아서 괜찮았다.

- 몸은 긴장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을 잘해서 멋있어 보였다.

- 눈에 힘을 줘서 의견을 더 힘 있게 전달했으면 좋겠다.

 

 

끝낸 후 심정

 

이제 큰 산을 넘은 기분이었다.

타인 앞에서 말하기가 힘들었던 나에게 이런 기회는 정말 흔치 않은 일이다.

(어떻게든 피해왔기 때문에...)

인지행동치료를 통해서 스스로 불구덩이 들어간 것이었는데, 나에겐 정말 정말 큰 용기였다.

그래서 대견하면서도 앞으로 이런 일들이 있을 때 이 치료들이 영향을 끼칠까? 치료가 되었을까?라는? 의심도 들었다.

왜냐하면 아직 많이 떨리니까..

 

그래도 일단은 잘 끝냈다는 성취감이 제일 크다.

마지막에 '몸은 긴장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을 잘하는 부분이 멋있어 보였다'는 피드백에서 좀 울컥했다.

그동안 내가 힘들었던 부분을 이해받는 기분.

잘하고 싶고 할 수 있는데.. 안 따라주는 몸의 긴장감으로 고통받았던 나의 고충을 어루만져준 기분이었다.

또 '멋있어 보인다'는 표현 덕분에 떨려하는 내 모습이 덜 부끄럽게 느껴졌다.

정말 부끄러운 것은 노력하지 않고 최선을 다지 않는 것이지.

부끄럼 많고 떨려하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는 것. 이런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서 감사한 날이었다.

 

 

과제 이야기

 

지난주 선생님과의 과제 피드백

불편함을 겪는 상황에서 내 의견 전달하기.

그동안 피해왔던 이유: 관계가 틀어질까 봐. 나를 싫어할까 봐. 미움 당할까 봐. 보복당할까 봐.

 

불편하고 어려운 상황에서 내 목소리를 내는 것이 내 입장을 크게 달라지게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되바라지고 기분 나빠한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과거 그런 경험들이 많았기 때문에.

왜 과거엔 그런 결과가 많았을까?

아마 과거의 나는 어렸기에 감정적이거나 남을 배려하는 것이 부족했던 것 같다.

때문에 나의 소통방식이 상대를 기분 나쁘게 만들었지 않았나 싶다.

 

 

이번 주 아르바이트에서 겪은 상황

1. 의사소통의 오류로 주문이 잘못 나갔는데, 사장님의 실수도 있었다. 나는 아직 일이 익숙지 않았다.

- 행동: 우리의 꼬인 상황을 다시 한번 되짚어가면서 실수한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고, 앞으로는 ~~~ 이런 식으로 해서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 예전의 나라면 억울함이 크고 화가 났을 거다. 하지만 침묵했을 것이고, 더 잘하지 못한 나를 탓했을 것이다. 이유 불문하고 담당인 내 잘못이라고 다그쳤겠지.. 하지만 이젠 내가 잘못한 것을 인정하지만, 나로서도 이유가 있었고 익숙지 않은 나의 상황을 그쪽에서 감당해줘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장님께 따지는 게 아니더라도 앞으로의 해결방안을 서로 인지한 것만으로도 기분이 한결 나았다.

 

2. 내가 한 일을 못 미더워 사장님께서 오해하셨다.

- 행동: 그저 내가 한 일에 대해 확실히 말했다. 따지는 것도 아니고, 감정적인 부분은 없이 담백하게 내 의견을 말했다. 

오해를 하는 것은 그 사람의 몫이고, 내가 아직은 못 미더우실 수 있으니 크게 생각할 필요 없다. 내가 못 미더운 존재라고 스트레스받을 필요 없다참 별것도 아닌데, 그동안 오해받는 상황을 풀어가는 게 어려웠다. 날 되바라지게 생각할까 봐..

 

3. 사장님이 어렵지만.. 내가 아직 일이 익숙지 부분에 대해 먼저 이야기했다.

- 그동안은 어려운 존재에게 말을 아꼈다. 지금이라고 뭐 많이 달라지진 않았지만. 해야 하는 말까지 침묵하진 않기로 했다.

저는 ~~ 이런 부분이 아직 좀 어렵더라고요. 이렇게 이야기하니깐 처음부터 잘할 수 없는 거라고 하시면서 본인이 그 부분을 더 신경 쓰시겠다고 말하셨다감사했고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구나라는 걸 몸소 느꼈다